Claude의 Dario Amodei가 말했다. AI의 정확도가 90%에서 95%까지 올라가도, 일반 사용자는 그 5%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B2B 세계에서는 그 5%가 엄청나게 크다. 제조업이라면 수율이 향상되고, 수익률이 뛰어오른다. 코딩에서도 5% 더 빨리, 5% 더 적은 버그로 마무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인간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진화다. 즉, AI의 정확도 향상은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위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 역시 B2B용 AI SaaS를 만들면서, 그 5%의 정확도가 경제적 수익과 직결되는 것을 여러 번 봐왔다. 그래서 앞으로의 AI 개발 경쟁은 분명 B2B에 집중될 것이다. 중소기업이나 개인에게는 그 정도의 차이는 미치지 못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무수한 AI 벤더들이 몰려들 것이다. 거기에 자본이 몰리고, 개발이 과열되고,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숙명이다. AI에 의해 가치가 증명된 시장은, AI 자체에 의해 가장 빠르게 **가격 파괴**될 것이다. 경쟁자는 한꺼번에 늘어난다, 모든 기업이 비슷한 정확도, 비슷한 가격, 비슷한 말을 늘어놓는다. 차별성은 사라지고, 수익률은 계속 떨어진다.
머지않아 이 시장에서는 '얼마나 빨리 인간을 AI로 대체할 수 있느냐'가 유일한 경쟁 축이 될 것이다. 엔지니어들은 수요가 늘어난 것처럼 착각하지만, 그 수요의 내용은 **AI를 만드는 AI**가 뒷받침하고 있다. 공급이 인간의 손을 떠난 순간, 사람의 몸과 마음이 그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된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그 부분이다. 5%의 효율화를 쌓아가는 것이다, 인간의 여유가 5%씩 깎여 나간다. AI가 진화할수록 엔지니어의 정신은 점점 얇아진다, 결국 투명해진다.
AI 상품의 숙명이란, 정확도를 높일 때마다 인간의 마음을 조금씩 깎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끝에 남는 것은, 완벽한 결과물과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제작자만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