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환상

2025. 10. 6.

동아시아에는 '창업 문화가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강해 공무원이나 안정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일본 아이들에게 '장래 희망 직업'을 물어보면 여전히 공무원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이 나온다. 지난 30년간 내리막길을 걸어온 나라로서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스타트업을 하라'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무리가 있다.

지금의 많은 스타트업은, '사회를 바꾸는 것'보다 '얼마나 돈을 벌었느냐'가 평가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경제 성장 측면에서는 필요한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의 삶을 거기다 걸고 있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더 이상 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이기 때문이다.

먹을 것도, 놀거리도, 생활용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일본이 '물가가 싼 나라'가 되었다는 목소리도 있다, 뒤집어 보면 '생활비가 낮아진 나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고급품을 대량으로 구입하는 것에 대한 합리성이 떨어지고 있다.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은 똑똑한 젊은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으로 성공하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성공이란 무엇일까. 펀딩 금액인가, 엑싯을 얼마나 빨리 하는가? 거기에 정신적 충만함이 없다면, 결국 그것은 미국에서도 일본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출세 신화'가 되어버린다.

진정한 의미에서 창업을 권유한다면, 그 다음에는 '사회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통해 누군가를 돕는다'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타트업이라는 문화는, 결국 또 다른 거짓말을 하게 될 것이다.

부자가 되는 것을 비난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밖에 이야기할 수 없는 사회'는 어딘지 모르게 가난하다. 그리고 그 가난은, 분명 미국보다, 일본보다, 세계 전체에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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