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 없는 공원

2025. 10. 6.

지금 공원에 있다. 시니어 엔지니어로 일할 때는 이런 곳에 올 일이 거의 없었다. 오더라도 아이들과 함께 놀거나, 놀이기구를 타거나, 뭔가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냥 왔다. 이유 없이. 그것이 놀랍도록 재미있었다.

이곳은 이바라키. 도쿄나 오사카, 교토처럼 높은 건물도 없다. 하늘이 넓고, 조용하다. 자동차 소리는 들리지만 멀리 떨어져 있다. 벌레 소리가 울려 퍼지고, 새소리도 섞인다. 일본의 계절은 소리로 알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곳에 있으면 내가 얼마나 '목적에 맞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 진행 상황, 목표, 성과. 어느새 내 머릿속은 온통 그것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숲이나 공원 안에는 그런 것이 없다. 비교 대상이 사람이 아니라 그냥 바람이나 나무일 뿐이니까요. 거기에는 우열도, 의미도, 아무것도 없다. 그저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목적을 잊은 시간이 오히려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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