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하바라를 걷는 엔지니어

어제 아키하바라에 다녀왔다. 아침부터 서점을 돌아다니고, 전자상가의 상품들을 구경했다. 아키하바라에 사는 엔지니어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냥 멍하니 걷고 있었다.

그 때 이야기한 것은, "평일 아침부터 이렇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특권이지 않습니까?"라는 이야기였다.

확실히 지금의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자유롭다. 온라인으로 완성되는 일이 많다, 일주일에 2~3일만 일해도 일반적인 평균 연봉을 초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다만 이것은 '자랑할 수 있는 특권'이라기보다는 '이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이것이 인간 본연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거리를 걸으며,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쉰다. 머릿속으로 코드를 짜면서도, 현실 세계의 빛과 소리를 제대로 느끼고 있다.

그런 일하는 방식을 '게으름'이라고 부르는 사회가 더 이상하다, 어쩌면 더 이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자유에는 죄책감도 있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다" "주 5, 8시간 일하는 사람들의 노력에 비하면 가벼운 것 아니냐"

그렇게 느끼는 엔지니어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고민하고 싶은 것은, 이 자유를 "어떻게 사회에 공유해 나갈 것인가"라는 것이다.

엔지니어의 일은, AI와 자동화를 통해 다른 사람들의 노동을 덜어주는 것이기도 하다. 만약 자신들이 얻은 시간적, 정신적 여유를, '다른 사람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형태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아키하바라를 걷다가 생각했다. 사람은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놀고, 책을 들고, 이야기를 나누고, 웃는 것이다. 그런 시간 속에야말로 인간다움과 행복이 있다, 인간다움과 행복이 있다.

엔지니어는 그 '여백을 되찾는 기술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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